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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월간 가드닝 9월호

[가든디자이너] 따로 또 같이, 공감하는 정원을 만들다

‘가든디자인 뜰’ 대표 권혁문 가든 디자이너


[0호] 2015년 08월 19일 (수) 13:53:25           이수정 기자 grass999@latimes.kr


[월간가드닝=2015년 9월호] 이번 호에서는 ‘가든디자인 뜰’을 운영하고 있는 권혁문 가든 디자이너를 만났다. 그는 2014년 코리아가든쇼에서 ‘아웃도어 리빙을 통한 열린 정원’으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8월 초임에도 장맛비의 영향 탓인지 후텁지근한 공기로 가득 찬 도로를 벗어나자 시원한 바람이 마중하는 농장의 나무 아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 박흥배 기자>


▲ 가든디자인 뜰 대표 권혁문


 취재진은 서울 도심을 벗어나 탁 트인 백운호수를 지나 의왕의 어느 아름다운 골짜기에 이르렀다. 뜨거운 햇살에도 불구하고 산에서 불어오는 달큰한 바람이 코끝에서 느껴지는 정오였다. 사무실 앞에서 권혁문 작가를 만난 후 그의 안내로 가파른 길을 따라 걸으니 시원한 전경을 마주한 탁 트인 농장이 보였다. 휴케라와 로즈마리, 민트류, 땅콩, 부처꽃, 파니쿰, 참억새, 가지 등 다양한 식물이 혼식돼 들어앉은 정원이 한 눈에 들어왔다. 권혁문 작가는 최근 대단지 아파트 정원 조성을 앞두고 분주하다.


흙 만질 때 가장 편안한 가든디자이너

흙 만질 때 가장 마음 편하다는 권혁문 작가는 경기도 양평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농사와 식물, 흙과 부대끼며 자랐지만 그는 일찌감치 도시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사회에 들어섰다. 올림픽 이후 건설경기 붐이 일어나면서 쇼핑몰이나 백화점 신축붐이 상승기류를 타던 90년대, 인테리어 디자이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때였다. 그는 당시 29살 나이로 인테리어디자인 전문회사를 창업해 신규브랜드 런칭사업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곧 자금문제로 회사를 정리한 후 방황하던 그는 건설회사에서 일하던 선배의 추천으로 김용택 선생이 진행하던 신당동 주택 현장에 가게 됐다고 한다. 그 때 처음 정원일이 재밌지 않을까 처음 관심을 가졌다. 그 후 현장에서 꾸준히 실무를 익혀온 그는 2011년 정원디자인스쿨로 유명한 아이디얼가든의 임춘화 선생에게서 본격적으로 가든 디자이너 수업을 받았다. 1년 가까이 진행된 공부는 흥미로웠다. 곧 순천만정원박람회와 코리아가든쇼 수상 등의 결과가 말해주듯이 그는 빠르게 성장했다. 이번 고양국제꽃박람회에 조성된 '개구쟁이 정원'의 주제, ‘마음껏 만지고, 뒹굴고, 느끼고 움직일 수 있는 자연 속 감성 놀이공간’에서도 비치듯 그의 창작세계 밑바닥에는 분명 유년기 땅과 자연의 품에서 뒹굴며 형성된 감수성이 한 몫 했을 것이다. 뒤늦게 가든디자이너로 들어섰지만 “과거 인테리어 작업할 때 파사드 디자인을 많이 해봤다. 이후 주택 리모델링, 데크나 퍼걸러 같은 외장인테리어 작업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힌 것처럼 오랜 기간 동안 축적된 인테리어 감각과  컨츄리 보이의 감성이 잘 결합돼 가든디자이너로서 남다른 개성을 발산하고 있다.


정원, 개별과 통합이 공존하는 곳

권혁문 작가는 콘크리트 아파트에서 내려와 흙을 처음 밟아보는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다. “그들의 처지에서 상담하고 생각하려 한다. 나는 고객이 가장 원하는 걸 물어본다. 정원에서 누구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먼저 생각한다”는 그는 고객과 입체적으로 대화하고 싶다. 그는 “정적인 공간, 바라보는 공간으로서의 조경보다는 생활형 정원을 지향한다. 체험하고 즐기는 정원을 디자인하려 한다. 정원이라는 공간에 이유와 목적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 디자인의 바탕에는 젊은 세대의 취향과 그들의 시선이 녹아있다. 정원을 즐기는 사람을 젊게 설정하고 싶다. 그때 가족 모두의 정원이 탄생한다”고 말했다. 즉 부모 세대의 취향에 그치지 않고 이용하는 가족 구성원의 목적성이 반영된 공간으로서 정원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각 영역으로 구획된 공간의 디자인이 나올 수 있었다.

구성원 모두의 의지가 존중되는 공동의 공간으로 상승할 때 정원은 소통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의 작품 근간에 자리잡고 있는 이러한 작품 의도는 지난 코리아가든쇼에서 선보인 작품 ‘아웃도어리빙을 통한 열린 정원’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오감을 모티브로 남자들의 공간, 아이와 놀 수 있는 공간 등 여러 구획으로 나누어 가족이 모두 모여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디자인해 호평 받은 것이다.

그는 은평 뉴타운에 있는 주택을 설계 중이다. 4개월 동안 컨설팅했고 착공에 들어간다. “고객이 아이들을 위한 정원을 바라고 있다. 이번 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 전시된 어린이를 위한 ‘개구쟁이 정원’을 보고 찾아온 고객이다. 가족 구성원 모두의 목적이 반영된 생활 공간으로서 정원에 관해 대화했다. 마치 건축업자가 고객과 하는 대화처럼 공간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만족스러운 듯 웃음 지었다.

최근 대기업 건설회사의 조경디자인을 맡게 되었다는 그는 넓은 아파트 단지 내 정원을 어떤 콘셉트로 디자인할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결국 카페라는 플랫폼 형식의 공간개념을 도입해 커뮤니티가든으로 콘셉트를 정했다. 아파트라는 극단적으로 개인화된 공간에서 아고라 같은 구실로서의 정원을 생각하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에 “아파트 단지 내 정원은 공공성을 담보해야 한다. 커뮤니티가든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분명하게 대답하는 젊은 디자이너 권혁문 작가는 소통하는 공간으로서의 정원을 꿈꾸고 있었다.


▲ 경기도 의왕에 위치한 권혁문 작가의 농장. 이 곳에서 그는 초화나 그라스류 등 다양한 식물을 식재해 실험하고 있다.


정원의 대중화, 손쉬운 정원관리에서 출발한다

권혁문 작가는 “정원은 모두가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유지나 관리가 힘들면 안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정원만들기의 A부터 Z까지 매뉴얼 개발과 함께 일반인도 정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 정원 만들기의 모든 것을 매뉴얼화하기 위해 정원용품 전문제조업체인 이노블록과 함께 사업을 계획 중이다. 그는 “지방에 가면 기본 100평 이상의 정원을 만난다. 그러나 예산은 늘 한정돼 있다. 그 때 공간 활용문제, 풀과의 전쟁, 유지 관리를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했다. 그렇다면 생활형 정원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정원을 즐기면서 쉽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까지 연구하게 됐다. 예컨대 식재할 나무부터 시공, 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정원 만들기의 노하우를 제품화하고자 한다. 정원도 DIY로 만들 수 있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는 이론수업은 물론 디자인부터 시공까지 직접 정원을 만들 수 있는 실습교육이 가능한 가드닝 스쿨을 동반할 때 가장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정원은 더 이상 특정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시골의 농가나 전원주택에 사는 사람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혼자서도 정원을 만들고 관리할 수 있다. 그때 비로소 정원문화도 확산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여름 정원에서 잡초와의 전쟁은 일상이다. 정원의 가장 큰 적이기도 한 잡초.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정원 만들기 도전이 그리 어렵지 않단다. 그는 “마치 커다란 화분처럼 정원을 구획해 관리하면 쉽다. 관리시기를 놓쳐도 정원 전체를 망칠 위험이 없다. 그러나 노지와의 경계 없이 화단을 만든다면 작업이 훨씬 어렵다”고 조언한다.

초보 정원가에게 추천할 식물을 묻자 조팝이나 휴케라 같이 한국 기후에 적합하고 잘 버틸 수 있는 나무를 권한다. 그는 자신의 농장에 식물의 사계절을 관찰하기 위해 20평이 넘는 땅에 그라스류를 심었다. 신품종을 구해 그라스류와 어울리는 초본류도 심어 어느 초본과 그라스가 어울리는지 실험 중이다. 다양한 잎색을 가진 휴케라와 로즈마리같은 허브류로 가꾼 농장의 정원은 활기찼다.

그에게 이상적인 정원의 기준은 편안함이라고 한다. 자연스럽고 정형화되지 않은 편안한 정원으로서 베스 샤토(Beth Chatto Garden)를 독자들에게 추천했다. 아흔의 할머니가 스무 살 때부터 직접 6000평의 불모지에 다양한 식물을 각각의 환경에 맞게 심고 관리한 정원으로 자갈정원, 산림정원, 숲정원, 수생정원 습지정원, 락가든, 식물판매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강수량이 적은 지역에 있지만 자연강우에 의존해 유지되는 정원이다.

 누구나 들어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서의 정원’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자신의 농장에서 땀 흘릴 권혁문 작가에게서 행복한 정원사 모습을 떠올렸다. <사진 박흥배 기자>


<작품 소개>

국립수목원 'outdoor living 뜰'


▲ 'outdoor living 뜰' 제안서

시공 _ 2014년

위치 _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광릉수목원로415

정원식물 _ 마가목,물푸레나무,좀작살,화살나무,  둥근회양목,꼬리조팝,노루오줌,꽃창포,부채붓꽃,  산마늘,꼬리풀,쑥부쟁이 등


▲ 준공 후 사진


정원설명 _ 제1회 코리아가든쇼 대상수상작품을 국립수목원에 영구존치하는 목적으로 기증된 정원이다. 현대적인성향이 강한 디자인의 정원이라서 수목원내에 흉물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조성위치를 두고 많은 고민이 있었던 정원이다.

최종위치는 수생식물원상류로, 관람객들에게 전망대로서의 기능과 휴식의 장소로 재조성되었다.  식재는 국립수목원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하여 우리나라자생식물들만으로 디자인하여 식재하였다.


분당테크노파크 -  단지 내  입주민휴게공간

시공 _ 2013년

위치 _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정원식물 _ 주목,단풍나무,화살나무,모과나무,병아리꽃나무,백당나무,미스김라일락,나무수국,삼색조팝,산수국,덜꿩나무,꽃댕강나무,미스김라일락,원추리,분홍달맞이,무늬비비추,옥잠화,붉은인동,꿩의비름 등


▲ '분당테크노파크 단지 내 입주민 휴게공간' 공사 전 사진

▲공사 후 모습


정원설명 _ 우리나라 처음으로 조성된 아파트형공장의 근로자들을 위한 휴게시설과  단지내의 버려진 공간을 환경 개선 목적으로 조성한 정원이다. 에어콘실외기로 가득했던 하역장 옥상은 입주업체의 동의 하에 아늑한 옥상정원으로 변화되었고, 먼지로 가득했던 다리밑 공터는 식사 후 맛있는 커피한잔의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야외휴게실로  변신하였으며, 잡초들로 무성했던 후미진 공토는 화려한 영국식 코티지가든으로 변신하였다. 휴게공간조성 후 입주민뿐만이 아닌 주변시민들도 함께 사용하는 지역의 명소로 변화하였다.


용인 청덕동주택 -  딸들과의 소통의정원


▲' 용인 청덕동 주택' 공사 전 사진

시공 _ 2015년

위치 _경기도 용인시 청덕동

정원식물 _ 때죽나무,컴팩트화살나무,홍괴불나무,수수꽃다리,좀작살,삼색조팝,클레마티스,옥잠화,노루오줌, 청아쑥부쟁이,산수국,우단동자,돌단풍,황금조팝,불두화 등


▲ 준공 후 모습


정원설명 _마당이 좋아 전원주택을 짓고 입주를 하였는데 1년동안 두 번의 정원공사를 하고도  한 번도 정원에 나와서 쉬어본 적이 없었다는 고객의 말을 듣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목표로 조성한 정원이다.

택지지구의 가장 큰 문제점인 정원에서의 사생활보호를 위해  파티오주변을 키 큰 관목으로 식재를하고  건물 쪽에 화단을 조성하여 독립된 아늑한 공간을 디자인하여 가족 간의 소통공간을 만들어주었다. 건축준공시 구입한 목본류를 최대한 재활용하여 식재디자인하였으며 잔디관리가 쉽도록 화단과의  경계부분에 재료분리대를 설치하였다.



<권혁문 작가 소개>

‘가든디자인 뜰’ 대표. 2011년 아이디얼가든디자인스쿨 가든디자이너전문가과정을 마쳤다.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실외정원작가부문 은상, 2014년 제1회 코리아가든쇼 작가부문 대상,  2015년 고양국제꽃박람회 어린이정원 산림청장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2015년 gs건설 한강센트럴자이 작가정원과  대우건설 위례그린파크푸르지오 작가정원에 선정됐다.




출처 - 한국조경신문 http://www.la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2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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